2000년 1월 1일 토요일

사형제. 유지할 이유가 어디에 있나?


형벌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보복과 응징 (2) 범죄의 예방.

예전에는 (1)번 목적
즉, “보복과 응징”이 매우 중요했었지만,
인권의식이 향상되면서
요즘 형벌은 (2)번 “범죄의 예방”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어요

(2)“범죄의 예방”이라는 목적은
더 세분화되어서,
다음 세 가지 작은 목적으로 나뉘게 되지요?

a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사회와 격리함으로써
사회를 보호한다.

b. 사람들에게
형벌의 존재에 대해 각인시켜서
겁을 줌으로써,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한다.

c. 범죄자를 치료해서,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한다.

사형으로 죽은 사람들은,
사회복귀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치료하자는 논리는
사형에 대해서 유효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궁극적으로 사형의 목적은
“보복하자” “응징하자”와 “격리하자”
“겁줘서 범죄를 예방하자”로 귀착되는 데,
이런 목적들은
모두다 윤리적이지 못한 것들이죠.

게다가 그 예방의 효과가
실증적으로 입증된바 전혀 없고,
오히려 사형폐지국의 경우,
폐지 이후 강력범죄가 더 줄어든 경우가 있습니다



사형이 피해자를 위한 제도??

그렇다면, 사형이
피해자를 위해서
올바른 방법일까요?
피해자는 사형을 통해서,
복수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가해자를 죽여버리면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해자를 죽여버렸을 때,
피해자들의 고통이
더 심해진다는 것이
많은 경우 발견되었어요.



피해자의 상처가 치유되고,
속 시원하고 깔끔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죽이는게 필요할 수도 있죠.
그런데, “죽여라” “죽여라”하던 피해자들 중에
정작 가해자가 죽고 난 후,
상처가 치유되었다거나,
상실감에서 벗어났다거나,
복수심이 사라져서 평화를 되찾았다거나
속시원하게 깔끔하게 살아갔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오히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살더라는 거예요.

사형은 그래서
가해자를 피해자로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는 희한한 제도라는 거죠.

사형은 사람을 죽여서
참회의 기회를
근본적으로 차단해버리는 제도예요.

참회의 가능성을 차단하는게
왜 끔찍한 줄 아세요?

가해자의 참회가 없으면,
피해자는 용서도 할 수 없잖아요,
영원히!

용서를 할 수 없으면,
그 피해자는 평생 증오와 복수심에 허덕이며
고통 속에 살아갈 수 밖에 없고요.

그렇다면, 사형보다는
평생 감옥 속에서나마
반성하며, 자기 행동을 후회하고 살게 하는 게,
가해자에게 더 큰 고통을 주면서,
피해자가 가지는
고통을 더 줄이는 방법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