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6일 수요일
살인죄 적용? 선임병들에게 살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예단하지 말라.
물론, 선임병들에게
살해의 고의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배제할 순 없어,
그러나, 우리는 가해자에게 존재할 지도 모르는 살해의 고의를
너무 쉽게 예단하고 있는 것같다는 생각이 들어.
내 견해로는...
선임병들에게는 살해의 동기를 찾아보기 힘들어.
도대체 왜 선임병들이 윤일병을 죽이고 싶었겠어?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다고?
물론, 지금까지의 정황을 살펴보자면,
"재미로" 사람을 괴롭힌 것까지는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어.
아주 나쁜 괴물들이지..
그러나? 과연 선임병들이 재미로 사람을 죽였을까?
정신병자가 아니라면, 그런 일은 상상하기 어려워.
그리고 만약 정신병자라면,
선임병들에 대해 정신감정을 실시해서
형을 감경하고 치료감호에 처하는 게 옳아.
물론, 저러다가 "죽을 수 있다"는 거.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예견할 수는 있었을 지도 몰라.
그러나, 그 정도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하다면,
윤일병이 사망한 후에,
자신들이 어떤 댓가를 치르게 될지에 대해서도
판단할 수 있지 않았을까?
내 생각에는 피해자를 괴롭히면서,
가해자들이 합리적인 판단능력을 잃어버린채,
죽이지 않을 자신이 있었던 것 같아..
설마 죽겠어? 하는 생각도 있었을 것 같고.
만약 그렇다면,
살해의 고의는 조각되고,
"인식있는 과실"에 무게가 더 실리게되지..
물론 최종판단은
사실을 확정할 권한을 지닌
법원의 몫이야.
그런데, 지금 대통령이나 사람들의 태도는
마치 법원에게 판결에 대한
지침을 내리는 듯한 느낌까지 주는 게 사실이야.
우리는 이 과정에서
형사법적 대원칙을 너무나 쉽게 망각하는거 같어..
임태훈군인권센터소장은
"의식을 잃은 윤 일병에게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던 정황 등으로 봐서
가해자들의 공소장을
상해치사가 아닌 살인죄로 변경해야한다"고 주장했대.
그러나,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라는 말이
어떤 정황과 어떤 의도로 나왔는지 불명확한 상태에서
그 말을 살해의 고의를 입증하는 정황으로 단정하기는 좀 어려워.
범죄심리학자 표창원에 의하면,
그 범행이 보였던 잔혹성과
그 인간을 특성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대.
잔혹하게 부모를
토막 살해한 사건도 있고
학교를 떠난 고등학생들이
같이 가출을 하던 학생을 살해하고
아킬레스건을 절단해서
모든 피를 빼고
시신을 유기했던 사건이 있었는데..
그런 잔혹성 그 자체는 사실
전문적으로 분석하다보면
그들 입장에서
두려움의 소상이 많다는 거야.
잡히고 싶지 않다,
잡히고 싶지 않다.
큰 일 저질렀다 어떡하지?
그 다음에 잡히지 않기 위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다보면
판단이 흐려지는 거지.
우리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게 되는 거야.
난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라고 한
선임병의 말도
이런 방식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일벌백계하라고 했대..
대통령 말대로라면,
세상의 모든 범죄가
일벌백계가 없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일거야.
인류의 역사가 계속되는 동안..
수도 없이 "일벌백계"론이 횡행했지만..
결국 일벌백계가 범죄를 근절하지 못한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지 않나?
그리고 대통령.. 지가 뭔데?
감히 일벌백계 운운하고 있지?
삼권이 분립된 대한민국에서..
나는
군폭력 피해자들이
어느 순간 가해자로 전환되었다는 점을
주목해야한다고 생각해..
그렇다면, 이 사건의 진정한 가해자는
혹시 이 병장이 아니라,
대한민국 군대가 아닐까?
신체와 정신이 건강한 대한민국의 장정을
괴물로 만들어버린 대한민국 군대..
그 괴물을 수술하지 않으면,
이 사건의 답은 없어!
만약 일벌백계가 필요하다면,
그건, 윤일병과 임병장의 지휘라인에 있는
서 있는 전 지휘관들에게 필요할 것이고..
그 끝에는 통수권자 박근혜가 있다는 걸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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