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13일 금요일
"KBS 보도국에 ‘일베’ 기자 있다"? 그래서 어떻다는 말인가?
“KBS 보도국에 ‘일베’ 기자 있다” 제하의 미디어오늘의 보도가 왠지 좀 불편하다. 저들의 사상검증과 빨갱이 사냥이 떠올라서다.
일베가 퇴행집단이라는 데는 동의한다. 그런데 일베 역시 비뚤어진 우리 사회의 단면이다. KBS 보도국. 그들 역시 별나라 집단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한 부분일진대, 그 안에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모습이 투영되어 있는 게 무엇이 이상한가.
니체는 말했다. "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우리가 괴물의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본다면 그 심연 또한 우리를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일베에 직면하는 미디어오늘의 방법. 이게 과연 최선인가?
철학자 박구용에 따르면, “전통사회에서 도덕 재판에 의한 처벌은 가혹한 폭력”이었다. “도덕 재판은 행위뿐만 아니라 내면세계도 신문의 대상으로 삼는다.” 뿐만 아니라 “행위자의 인격까지 처벌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행위자를 처벌한 후 공동체에서 추방할 것을 명령한다.” “도덕이 실현된 사회는 좋은 사회지만, 도덕 재판이 횡행하는 사회는 공포가 지배하는 폭력 사회다. 법치주의가 도덕 재판을 금지하는 이유다.”
혹시 일베로 확인된 KBS 기자에 대한 미디어오늘의 보도. 도덕재판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그 기자의 편향된 인식이 보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잘 감시하는 한편, 기자 개인의 내면세계는 자유로운 영역으로 남겨두는 게 좋지 않았을까? 기자로서는 사적인 생활이라고 할 수 있는 게시판활동까지 추적하여 신상털이를 하거나 사상검증을 하는 것이 과연 일베에 대한 좋은 대응방법일까?
소수자에 대한 폭력적 입장과 극우편향성. 그 기자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언정 적어도 직장과 보도를 통해 그걸 드러낼 수 없었다. 쪽 팔린 줄 아는 거다. 위선이라고? 위선이 뭐가 나쁜가? 위선은 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악의 존경심이다. 선에 대한 존경심이 전혀 없는 악보다는 선에 대해 존경심이라도 가진 악이 덜 나쁜 것 아닌가?
소수자에 대한 편향된 의식을 전파하는 일베 현상. 그것에 대한 가장 좋은 대응방법은 소수자들에 대한 더 큰 똘레랑스로 복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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