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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2일 수요일

생포된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새 인생을!!

체포되어 한국으로 압송된 해적 5명 중 압둘라 시룸은 지난 30일 조사에서 “한국에서 계속 살고 싶다. 한국인으로 살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단다. 요리사 출신인 시룸은 한국에 압송된 후 “한국은 매우 좋은 나라 같다”는 말을 반복했단다. 유치장에 입감된 다른 해적들도 “아프리카에 있는 어지간한 호텔보다 한국 유치장이 낫다”고 말했단다.

특히 자신들이 한국 사람을 납치하고 총까지 겨눈 범죄자인데도 한국에서 인권과 안전을 보호하려고 얼굴을 가리고 경찰력을 동원하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나? 오오. 무도한 해적들까지 감복시키는 이 위대한 인권의 힘이여!

부산해경에 따르면, 해적들은 제공된 쌀밥과 김치 두부구이 등을 감탄사까지 연발하며 모두 먹었단다. 참으로 순진하고 순박한 사람들 아닌가? 짜식들 좋은 건 알아가지고.

물론, 그렇다고 해적들이 천하태평한 것만은 아니다. 큰 벌에 대한 두려움에 눈물을 흘리거나 조사 중 석해균 선장의 안부를 묻기도 한단다.

해적들의 희망대로 한국 국적을 얻는 것이 쉬워보이진 않는다. 강력전과범은 귀화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전과자라고 모두 귀화가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죄가 무겁고 고의성이 명백하면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했단다.

그러나 과연 불가능한 일이기만 할까? 우리는 이미 전례가 있다.  우리 항공기를 공중폭파하여, 115명의 승무원과 승객을 살해한 김현희를 우리 사회에 받아들였고, 대통령의 목을 따러 남파되어 경찰서장을 비롯한 우리 군경 28명을 살해한 후, 생포된 김신조를 우리 사회에 받아들인 바 있다.

혹시 김현희는 원래 미수복지역에 거주했던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에 괜찮고, 압둘라 시룸은 다툼이 없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안된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다면, 난 그 근본주의적 시각에 조소를 보낼 수 밖에 없다. 사법절차를 통해 해적들에게 죄를 묻고, 유죄판결 후 사면시킨 뒤, 난민신청을 받는 방법은 어떨까?

생포된 해적들에 대한 관용은 그들이 가진 보편적 인권의 고려 외에도 우리에게 실질적으로 유익한 점이 있다. 우선, 소말리아 해적들의 복수심으로부터 조금이나마 향후 우리 선원을 자유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고, 둘째, 향후, 우리 선원들에 대한 소말리아 해적들의 인질극 상황에서 우리 측의 협상력을 증대시킬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지금 그들에 대한 처벌을 통해 우리가 얻을 게 없다는 점이다. 우리의 용감한 해군특공대는 이미 우리 선원을 범하는 해적들의 최후가 어떤 것인지 똑똑히 본때를 보여주었다. 왜 처벌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논하기 보다는 왜 그들을 처벌을 해야 하는지, 그 근본적인 문제를 형벌론에 입각한 철학적 고민으로부터 고찰해보아야 할 때다.

※ 해적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보여주고 싶으거나, 더 맛있는 한국음식의 본때를 보여주고 싶으신 분은 예인수, 이석재, 정진아 변호사에게 연락을 하시면 된다. 이분들이 현재 해적들의 대리인입니다.

※ 내 생각에는 한국말 교육을 잘 시켜서, 나중에 다른 해적이 잡혀왔을 때, 통역으로 쓰면 좋을 것 같은데.. 지금처럼 2중통역을 쓸 필요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