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홍가혜가 다시 입을 열었다. 진중권에 대한 원망 때문이다. 진중권은 도대체 홍가혜에 대해 뭐라고 했길래? 당시 진중권의 말이다. "중대한 재난이 있을 때마다 방송에 얼굴 비추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아, 정신이 좀 이상한 분으로 보입니다."
조금더 분석해보자, 일단 진중권은 홍가혜가 정신이 좀 이상한 분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신이 이상한 분이라는 게 아니다. 다만, 그렇게 "보인다"는 거다. 하긴 솔직히 홍가혜와 인터뷰를 하고 소통을 해온 나도 역시 그러하다. 난 지금까지도 그렇게 보인다.
정신이 나쁜 분이라는 게 아니다. 다소 이상한... 즉 평범하지 않은 정신세계를 가진 것. 그렇게 보인다는 것이다.
누가 봐서 홍가혜가 이상적인 정신을 가졌다고 보겠는가? 누가봐도 홍가혜의 정신은 의심스럽거나 알수 없는 구석이 있다. 누가 봐도 홍가혜의 정신은 지금까지의 경험이나 지식과는 달리 별나거나 색다르다. 그것이 설혹 마녀사냥의 피해 때문이라고 보더라도 홍가혜의 정신세계는 보통사람이 보기에 오묘하기 이를 데 없다.
그 뜻을 그 당시 진중권도 이렇게 표현한 것일 게다. “이상하다.” 이러한 진중권의 표현은 신경정신계통의 장애로 비정상적이고 괴이한 행동을 하는 증상을 이르는 정신병, 또는 정신이상과 구분될 수 있다.
그런데 홍가혜에 따르면 이러한 진중권의 표현이 자신에 대한 "비난"이란다. 자신에 대한 “평가”란다. 하긴 진중권의 표현을 “비난”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홍가혜의 오류 만은 아니다. 진중권이 저 말을 하자마자 언론매체들 역시 진중권이 홍가혜를 “맹비난”한 것처럼 용춤을 춰댔다.
홍가혜의 말을 들어보자.
"당시의 너는 너 자신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이에게 색안경을 낀채 흑백에 가둬놓고 평등하지 못했고, 벼랑 끝에 서 있는 사람에게 특유의 비아냥거림의 말투로 비난하며 돌을 던졌다. 그건 악플러와 같은 행위이지 평론하는 것이 아니다. 니가 뭔데 한 사람을 평가하나?"
진중권이 자신을 색안경을 낀 채 흑백에 가둬놓았단다. 진중권이 홍가혜를 언제 본적이 있다고, 색안경을 낀채 흑백에 가뒀을까? 홍가혜에게 어떤 선입견을 가질 이유라도 진중권에게 있을까? 진중권은 그냥 자신이 보이는대로 말했을 뿐이다. 그것이 의심일 수도 있고 추정일 수도 있다. 적어도 비난이 아니다. 평가도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홍가혜를 바라보는 자기 시각에 대한 분석 정도랄까? 진중권이 얘기하고 있는 것은 홍가혜가 아니라, 자신의 시각에 대한 얘기다. 그렇게 보인다는 거다. 그리고 진중권은 일반인의 시각으로 보여지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을 얘기하고 그 근거를 제시했을 뿐이다. 억울하다 이르기 전에, 보통 사람이라면, 당시 주어진 데이터를 가지고 그러한 의심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홍가혜는 왜 인정할 수 없을까?
진중권은 그렇게 "보여지"는 근거를 제시했다. "중대한 재난이 있을 때마다 방송에 얼굴 비추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이 지점이 홍가혜는 무척 억울한 모양이다. 하긴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으로 볼 때, "중대한 재난이 있을 때마다 방송에 얼굴 비추고 싶어한다"는 홍가혜의 혐의는 모두 기각되었다. MBN 작가가 증언했고, 홍가혜 역시 해명했다. 나 역시 인터뷰를 통해 그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럼 된 거 아닌가? 그 의심의 근거가 기각되었으니, "정신이 좀 이상한 분으로 보인다." 는 의심은 당연히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 그럼 된 거다. 홍가혜는 뭐가 더 아직까지도 억울한가?그런데, 홍가혜는 못내 부족한 모양이다. 홍가혜는 마치 진중권이 근거 없는 비난이라고 한 것처럼 아직까지 용춤이다. 진중권이 사과를 꼭 하지 않으면 안되는 엄청난 죄라도 지은 듯 한다. 홍가혜에게 진중권이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었던가?
하긴, 홍가혜에게는 누군가에게 어떻게 "보여지"는 지가 무척이나 중요해 보인다. 홍가혜의 문제는 정작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는 문제의식이나 관심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어떻게 "보여지"는 지가 아니라 자신의 실체적 상태가 아니던가?
물론, 중요할 수도 있다.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는 지. 그건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그녀는 자주 헷갈리는 모양이다. 그녀가 올리는 어떤 글들이나 어떤 사진을 보면, 과연 홍가혜가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질 지를 중요하게 여기긴 하는 것인지 정말로 헷갈려진다. 도대체 일관성이라는 게 없다.
하긴 물론 불완전하고 결점이 많은 사람으로서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개성이 강하고 아직 미성숙한 그녀다. 그래서 조언을 하겠다.
첫째. 일단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그것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래야 거기에 따른 정확한 행동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원하는가?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는 지인가? 아니면 어떻게 보여지는 것과 상관없이 자신의 상태에 대한 어떤 발전인가?
둘째, 만약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이 중요하다면, 지금처럼 뭐든지 내키는 대로 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말을 모두 배설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어떻게 보여지는지 끊임없이 점검하고 모니터해야 한다.
진중권 같은 사람에게 “너!너!” 거리며, 공개적으로 자기 상태를 드러내는 행동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도 생각해야 한다. 진중권이 친구인가?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미성숙함을 고려하더라도, 진중권을 비난하기 전에 생각해봐야 한다. 선입견 가질 이유 없는 한 지식인에게 자신의 모습이 그렇게 비쳐진 이유는 무엇이고, 오해를 풀거나 앞으로 그렇게 비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깊이 숙고해봐야 한다.
셋째, 만약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기로 했다면,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는 있겠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남에 의해 확인받지 않아도 자기 스스로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남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전전긍긍하던 자신의 모습을 여유 있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그것을 정확히 알고 선택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끊임없이 관심종자라는 비아냥에 고통 받을 것이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아 또하나! 홍가혜가 자신이 원하는 바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입버릇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말하는 게 진짜 자신이 원하는 바인지, 아닌지..
홍가혜가 당한 마녀사냥에 단호히 반대한다. 홍가혜가 모함으로 인해 당한 고통에 공감한다. 홍가혜가 앞으로 지금보다 적은 고통을 겪으며 행복한 삶을 영위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이 글은 그런 마음으로 쓰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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