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24일 목요일

오늘은 제가 욕을 쳐먹기로 각오를 좀 했습니다



시신인계를 위해서
가족관계증명서가 필요하다는 말에
유족들이 분통을 터뜨리신다지요?

한밤중에 가족관계증명서를
어떻게 떼냐고 말입니다.





담당자. 죽을 맛일 겁니다.
혹시 엉뚱한 사람한테  시신이 인계되었을땐
또 졸속행정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하고.
그렇다고 원칙을 지키자니
유족을 배려하지 않은게 되고.
담당자. 사면초가네요.

유족여러분!
여러분들은 위로받아 마땅합니다.
여러분의 분노는 당연합니다.

그 분노의 화살이 길을 잃어서
 엉뚱한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길 바라는건
이성을 챙기기 어려울 정도로
분노가 너무 크신 여러분들께
가져서는 안될 불손한 기대일까요?


고인들을 죽음으로 몬 것은
원칙의 붕괴였습니다.

무너진 원칙 탓에
가족을 잃으신 분들.
유족분들마저
원칙을 소중히 여기고
원칙을 수호하지 않으시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인간적인 나약함과 불완전함,
그리고 격정적인 감정이
원칙을 위협했을 때,
얼마나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지
유족 여러분들은 이제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불편함을 초래하는 그 원칙이
사실은 유족분들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당장 불편하시다는 이유로
분노의 힘으로 외면하시려고 한다면,
앞으로 이 나라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당국은 유족의 편의를 위해서
인근 주민센터를 24시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있는 이 순간
이런 눈치없는 소리나 하고 앉아있는
제 자신이
오늘은 참 싫습니다.
오늘은 제가 제대로 개새끼가 되려나 봅니다.

희생자들의 생환과
고인들의 명복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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