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21일 토요일

그리스도 신앙을 가진 분들에게

실은 저의 경우, 30년 쯤..
골수가톨릭으로 살아온
前크리스챤입니다.

서른 중반쯤?
깊은 철학적 사유와 자각끝에
결국 교회에 이별을 통보했죠.

제 결론은
신이 계실지도 모르지만..
예수님팬클럽들이 상상하는
모습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그냥 예수님이
신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은채
최선을 다해 예수님하고 닮은 모습을
살아가기로 결심했답니다.
천국가는 걸 포기한거죠 ^^

요새 인터넷에 유행하는 말로,
“답정너”라는 말이 있는데요,
“답은 정해져있고 넌 대답만하면 돼!”라는 뜻입니다.
혹시 답정너의 진짜원조는 교회가 아닐까요?

기독교가 가지는 답정너의 태도는
심지어 의심을
죄악의 경지로까지 전락시켰습니다.

종교생활이
과연 이성적인 행동인지는
이제 따지지 않겠습니다.

이미 교회는 이성의 영역을 떠나
종교의 영역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구축했고,
사람들은 각자의 확증편향에 따라
이 영역을 공고히 해왔습니다.
그것은 그냥 어떤 사람들의 신념체계일 뿐입니다.
옳고 그른 영역은 아니죠.

종교인들의 선택을
비합리적이라는 이유로 폄하할 생각도 없습니다.
그들이 왜 그렇게 바보짓을 하고 있는지
그 심정 저도 이해하거든요.
그냥 그 사람들의 선택을 존중해주려고요.

(여기서 이해는
'논리적 설명'이 아니라
'정서적 공감'을 의미함. )

교리가 잘못되었고, 합리적이지 않는 종교도 있다고요?
원래 종교라는 건 합리적이지 않죠.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은
모든 종교집단의 본질적 특성 중 하나니까요.

아무튼 저는 어느날
맹목적 신앙을 뒤로 한채
이성을 선택했습니다.

이게 뭐 간단한 선택이라고
느끼실지도 모르겠지만
선택 당시에는
제 대부분의 인적네트워크를 포기해야 하는
엄청난 거사였답니다.

제가 님의 신앙을 존중하듯이
저의 선택도 존중해주시기 바랍니다.

"사람들은 왜 교회에 다닐까?
사람들이 교회에 다니는 가장 큰 이유는
그곳에 그들이 원하는 규칙이 있기 때문이야.
하지만, 또 그 규칙 밖에 있는 사람들에겐
다들 인색하기 마련이지.”

영화 이중간첩의 대사입니다.
정말이지 어떤 사람들은 규칙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규칙이 없으면 불안해합니다.
그리고 그 규칙 안에서만
안심을 느끼고 두려움을 떨쳐버립니다.

하긴 지금까지 교회가 건재할 수 있는 것은,
교회라는 제도가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규칙과 규범의 제공을 통해
신자들에게 동질감과 안도감을 주는 일을
충실히 해왔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여기 계신 분들 중에
그리스도 신앙을 가지신 분들에게
묻고 싶은게 있습니다.

신봉하시는 하나님께서
전지전능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계시죠?

그 전지전능하다는 건..
모든 걸 알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뭐 그런 뜻 맞지요?

그렇다면,
전지전능하고 선한 신이 존재한다는 믿음과
문창극같은 소리를 하는 사람에 대한 비난..

이게
동시에
한 사람의 마음속에서
공존하는게
가능한 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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