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의 권리를 논하는 똘레랑의 태도를 이해하는 법

1.

그 부분은 그들의 권리가 아니라고
내가 얘길했더니..

마치 나에게 그들에 대한 정서적 공감이 부족한 것처럼
마치 내가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처럼
타박하는 놈들이 많은데...




그게 다.
"권리"에 대한 각자의 표현들이
정치적인 중의법에 가까워져서
그런 것같아..

얘기 좀 하려면
그거 다시 분석해 풀어놔야 해서
영 번거로워 죽겠어.

니들이 뭘가지고
권리 권리 노래를 부르는지는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내가 생각하는 "권리"는 이거야..
국어사전에 나오는 그대로.

"일정한 이익을 주장하고 그것을 누릴 수 있는 수단으로써
법률이 일정한 자격을 가진 사람에게 부여하는 힘"

2.

내가 요즘 무지 좋아하게 된 사람 중에서..
철학자 강신주가 있는데..

강신주가 쓴 책 중에서..
이런 책이 있어.
"상처받지 않을 권리"

난 제목만 읽고 이렇게 생각했지.
그 친구 참 대책없는 철학자군.
상처를 받지 않는게
어떻게 권리의 영역에 속한단 말이지?

내가 그 오해를 푼건..
그 책의 요약과 목차를 읽어본 이후의 일이야.

강신주는
아마 그 책을 통해서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싶었던 것 같아..

그에게 그 제목에 쓰인 "권리"는
무척 감정적이고 문학적인 수준이었다고 봐.
법률이 부여하는 힘이 아니라는 거지

지금 니들이 "권리"와 "평등"를 이해하는 방식도
강신주의 방식이랑 매우 비슷해...

3.

동성결혼이
국가에 의해서 관리되고 통제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동성애자들의 권리는 과연 뭘까?

과연 그러한 강신주식의 "권리"일까?
아니면, "법률이 일정한 자격을 가진 사람에게 부여하는 힘"일까?
그걸 한번 살펴보자고..

만약 강신주식의 "권리"라면,
행정소송이나
헌법소원을 논하는게
무의미하겠지?

그래서 나는 그들의 권리를
이렇게 본 것이지.
"법률이 일정한 자격을 가진 사람에게 부여하는 힘"이라고.

그런데, 그렇게 봤더니..
동성결혼이 국가에 의해서 관리되고 통제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동성애자들의 권리는
권리라고 보기 어렵더라..

내 말은 그 뜻이야.


4.

과연 무슨 얘기를 해주면,
너희들이
이런 의미를 정확히 이해할까?
고민하다가
내가 찾아낸 이야기가 하나 있어..

지금으로부터 10년전 2004년 3월9일
방송위원회가 MBC의 피디수첩
"친일파는 살아있다2" 방송에 대해서..
MBC와 당시 피디수첩 제작 책임자에게
경고처분을 내린 적이 있었거든?

그런데 그 제작책임자,,
헌법소원을 냈어..
그 경고를 취소해달라고..

헌법재판소는
그 제작책임자에게 물었지.

"과연 그 처분이 당신의 어떤 권리를 침해했소?"

제작책임자는 대답했어..

이 사건 경고로 인하여
저는 불공정한 언론인으로 취급되어
제직하는 회사에 불이익을 주는 사람으로
낙인 찍혔습니다.

헌법재판소는 대답했지.

그러한 당신의 불이익은
단지 간접적, 사실적인 것에 불과하며
이를 당신의 기본권을 직접 제한하는
법적 불이익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소.
그러므로 당신은 자기관련성이 없으니..
이 소송을 낼 자격이 없소.

너네들은
이런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두고,
그 영감탱이들이
제작책임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어.

그런데
헌법재판소가 적어도 편파적이어서
이런 판단을 내린 것 같진 않아..

헌법재판소.
제작책임자의 자기관련성은 부정했지만..
결국 해당 경고처분에 대해서는
위헌판결을 내렸거든?

다만, 헌법재판소는..
그 침해된 권리가
방송사업자의 권리이며,
제작책임자의 권리는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거지..

그 경고가 방송위원회가 방송사업자에게
방송표현내용에 대한 경고를 함으로써
해당 방송에 대하여 제재를 가하는 것이라고 볼 때
그 효과는 방송평가에서 2점의 감점대상이 되므로..
방송사업자는 방송위원회의 재허가 추천여부에서
불이익을 입을 수 있고..
그러한 불이익은 방송표현내용에 대한 제재를 의미하는데,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효과를 지니는 것이므로
헌법이 요구하는 엄격한 법률적 근거를 지녀야 한다는 것이.
위헌판결의 요지야..

어떄? 이 얘기를 들으니까..
권리에 대한 똘레랑의 태도가
이해가 가나?

5.

이쯤 얘기하면,
동성애자들이 침해당한 권리는
평등권이라고

주장하는 친구들..
반드시 있을 거야..

거기에 대해서는
내가 따로 또 얘기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