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요.
임의수사와 강제수사입니다.
보통 수사기관이 수행하는 수사를
임의수사라고 하는데요. 이것은
당사자의 협조와 동의가 없으면
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임의수사가 원칙이고,
강제수사는
현행범을 대상으로 하거나
판사의 영장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됩니다.
그런데 이거.
수사기관이 수사하면서
절대 안가르쳐줍니다.
그래서 보통사람들은
수사기관이 부르면 괜히 쫄아서
꼭 가지 않으면 안되는 줄 압니다.
없는 시간 내고,
가서 조사받고 오고 그렇습니다.
요즘 변희재 같은 친구가
발산할 에너지가 넘치는지..
쓸데 없이 고소를
남발하는 모양인데요..
이런 고소 당하면 피곤하죠.
괜시리 이리저리
불려다녀야 하고 말입니다.
피곤하긴 수사기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별수 없죠.
고소를 받으면 수사를 해야 합니다.
이 글은 혹시
수사기관 피곤한 거 걱정해주시다가
피곤해질지도 모르는 자신을
걱정하는 분들..
그런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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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변희재 같은 사람이
한 것이라 해도
고소를 받았으면
경찰에서는 수사를 해야 할 겁니다.
그건 경찰의 의무입니다.
그런데 매우 슬프게도
우리나라 경찰의 수사관님들...
고소인 조서와
피고소인 조서를 받지 않으면,
마치 수사를 하지 않은 것처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당연히 피고소인 보고
경찰서로 나와서
조사를 받으라고 하겠죠?
“출석요구”입니다.
“임의수사니까,
협조하시든 말든
알아서 결정하셔라.”
이렇게 말하는 수사관은
아직 한분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냥 당연히
나와야 하는 것처럼 얘기합니다.
안 나오면
체포영장이 발부될 수 있다는
친절한 설명과 함께.
이런 전화를 받았을 때,
저는 이렇게 대답했었더랬습니다.
이 사건은
고소인의 주장만 들여다봐도
피고소인의 행위의
위법성이 조각되고,
따라서 범죄는 성립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을텐데..
나한테 어떤 진실을 발견하겠다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굳이 나를 부른다면,
나는 나가서 묵비권을 행사하겠다..
그랬더니. 수사관 曰.
묵비권을 행사해도 좋지만,
절차상 꼭 필요하니
꼭 나오긴 하랩니다.
안 그러면,
체포영장이 발부될 수도 있댑니다.
아니, 이게
체포영장 발부요건이 되는가?
수사관 曰
구속영장 발부요건은 안되도.
체포영장 발부요건은 될 수 있댑니다.
예비군 훈련을
받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고.
출석요구에도 불응했다는 이유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례도 있댑니다.
피의자 출석요구는
무조건 하는게 아니다!
수사상 “필요할 때” 하는 거다.
형사소송법 200조.
그랬더니, 수사관님 曰
수사에 필요하시댑니다.
아니 묵비권 행사하겠다고 한 사람을
불러다놓고..
무슨 진실을 발견하시겠다고..
수사상 필요하다고 하시느냐?
수사관님 曰
절차상 수사에 꼭 필요하시댑니다.
절차상 필요한 것은
경찰들의 문제고,
내 의무는 아니다.
내 생각에는 수사상 필요해서
출석을 요구하는게 아니라..
수사의 방법에는
피고소인 출석요구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거 아닌지 의심된다.
불필요한 출석요구 말고..
“수사”를 하셔라!
난 협조해드릴 생각있다.
궁금한 게 있으면,
약속하시고! 퇴근 시간 후에
우리 집에 와서 물어보셔라! 어떠냐?
내가 차도 한잔 끓여드리겠다.
자꾸 체포영장 체포영장 운운하는데
체포영장이 발부되려면..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정당한 이유없이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여야 한다.
물론 이 “정당한 이유”에 대한 평가는
최종적으로 판사가 하겠지만...
1차적으로는 나도 할 수 있고.
수사관님도 할 수 있지 않느냐?
수사관이 수사상 꼭 필요해서
출석을 요구하는게 아니라..
수사관이 수사의 방법에는
피의자 출석요구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거 아닌지
의심된다는 점은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는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하는데..
수사관님 생각은 어떠시냐?
수사관님께서는
이 얘기를 곰곰이 들으시더니..
서면조사가 가능한지
알아보겠다는 말씀으로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앗싸!
차 한잔 끓여드리겠다고 해도
진짜로 집으로 찾아와서
고소사건 수사하는
그런 훌륭한 수사관.
저는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만약 그런 수사관을
만나시는분이 계시다면..
최대한 잘 협조해드리세요.
그런 훌륭한 수사관 드뭅니다.
얼마 후 집으로 우편조서(피의자)
<= 뭐 이런 서류가 왔습니다.
이렇게 적혀있더군요.
“귀하에 대한 명예훼손사건에 대하여
귀하의 편의를 위하여
우편으로 조사하고자 하오니,
아래 “문”란의 내용을 잘 읽으시고
“답”란에 진실하게 사실대로
기입하여 주시기 바라며,
본 진술조서의 우측 상단에
일련번호를 기입하시고 각장 간인 후,
끝 장에 서명 또는 기명
(무인- 우측 엄지손가락)하신 다음
신분증사본 첨부하여
송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시킨다고 시키는대로
다 하지는 마시고요.
부탁된 내용 중에,
하고 싶은 것만 하시면 됩니다.
신분증 사본?
그거 만들려면 돈 듭니다.
송부? 돈드는 일입니다.
복사비나 우편요금?
수사기관이 환급해줄 것 같나요?
천만에 말씀 만만에 콩떡입니다.
간인하고 보내주면
수사관이 고맙다고 달려와서..
손가락에 묻은 인주 닦아줄 것 같죠?
천만에 말씀 만만에 콩떡입니다.
그냥 가지고만 계십시오.
그러면 한두달 쯤 후에
수사관으로부터
또 전화가 올 수 있습니다.
우편조서. 언제쯤 보내줄 거냐?
아! 내가 왠만하면,
민주사회의 성숙한 시민으로서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드리고 싶은데
그렇다고 내 돈 들여서
협조해드릴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
거기까지는 내가
협조해드리지 못하겠다.
수사에 협조하는게
내 의무도 아니고.
간혹 수사관 중에서
그게 왜 의무가 아니냐고
당차게 따지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땐,
더 당차게 되물으시면 됩니다.
“수사관님!
이게 지금 임의수사입니까?
강제수사입니까?”
요즘 수사관되려면,
꽤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이쯤 하면, 대개 다 알아듣습니다.
내가 가능하면 협조해드릴테니까,
협조 받고 싶으면..
휴대폰 문자로 이메일 주소나 보내라..
싫으면 말든지..
저는 이렇게
이메일로 답변을 보내서
결국 얼마 후에
무혐의 통보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묵비권?
그건 우편조서에서도 유효합니다.
이건 꼭 해명하지 않으면
내가 곤란한 상황이 되겠다
싶은 내용이 아니라면.
그냥 모든 질문에
“답변을 거부합니다”라고
적어서 보내셔도 됩니다.
제 말처럼 했다가
체포영장이 나오면 어쩌냐고요?
책임질 거냐고요?
책임 안집니다.
어쩔 때는 차라리 체포영장 받아서
수사 받는게 나을 때도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서
구금상태에서 조사를 받았는데..
나중에
기소가 안되거나
무죄판결을 받는다면.
형사피의자보상,
또는 피고인 보상을 받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수사기관은 웬만하면
강제수사 남용하지 않습니다.
물론 남용한 후에
나중에 피의자 보상을 회피할 목적으로
기소유예처분을 내릴 가능성도
없진 않긴 합니다.
그래도 강제수사.
이건 수사기관입장에서
이건 좀 부담스러울 수 있죠.
게다가 웬만큼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지 않는한
변희재 같은 친구 고소가지고
강제수사까지 하긴 좀 ..
피고소인으로서 자발적으로
수사에 협조한다고 해서,
수사기관이
피고소인보상?
이런거 해줄 것 같습니까?
절대로 안해줍니다.
그런데도
임의수사에 자발적으로 협조하실
착한 분들 많이 계실 텐데요.
이런 훌륭한 분들도 괜히 서에 가면
쫄게 되긴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나랏일에 자발적으로
협조해주려고 나갔는데
쫄긴 왜 쫍니까?
“임의수사인데도,
자발적으로 협조해주려고
서까지 나왔는데,
조사하는 수사관 태도가
왜 이모냥이냐?
나 기분 더러워서 조사 못받겠다.”
이렇게 책상 한번 턱 치고!
뒤로 돌아서 나와도 됩니다.
당당하게.
이때 만약에
수사관이 못가게 막으면
불법체포, 불법감금입니다.
주의하실 점은
이런 방법은
변희재같은 고소꾼한테
고소남용을 당했을 때만
사용하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만약 범죄를 은폐하고
수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이런 방법을 사용하신다면..
수사관님들.. 그분들도 사실은
불완전한 사람이거든요.
그 분들 화나면 독이 올라서,
어떻게든 기소하려고
안간힘을 쓸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일반적인 경우에는요..
그 분들 화나게 해서
피의자한테 도움이 될 일보다는
해가 될 일이 더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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