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까 키작은 남자가 속좁다는 얘기를 듣는거다.

키가 작은 한 남성이 “정신적” 명예훼손을 입었다며 1000만원의 손해배상 조정신청을 내셨댄다. 한 여대생이 “키작은 남자는 루저”라고 말한 것을 그대로 방송했다는 이유다. 이 키작은 남성 제대로 상처받으셨다. “인격적으로 모멸감을 주는 발언”이랜다.




코미디다. 이러니까 키 작은 남자가 속좁다는 얘기를 듣는게다. 나도 키가 180이 안되는 “루저”지만, 그런 헛소리를 듣고, 상처받는 것 자체가 미성숙의 발로다. 자기가 누군지 모르는 거다. 왜 자신의 존재가치를 헛소리하는 여대생의 한마디에서 찾으려 하는가? 그 여대생이 자신에게 그렇게 중요한 존재였던가? 아마도 평소 키에 대한 컴플렉스로 자기 스스로를 괴롭혀오셨던 분이 아닌가 싶다.

국가나 어떤 단체가 키 작은 사람들을 이유 없이 차별한다면, 그것은 큰 문제다. 그러나 “개인”은 다르다. 누군가 특정한 인종이나 특정한 지역 사람들, 특별한 외모의 사람들을 싫어하고, 차별한다고 해서, 그것을 처벌하거나 배상을 요구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것은 작게 말하면, 취향과 기호의 문제고, 크게 말하면, 양심의 자유에 속한 문제이니까.

사람은 악한 마음을 품을 자유를 가지고 있다. 말이 좀 이상한가? 악한 마음을 이유로 법적 처벌을 가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 그냥 유아적인 태도를 가진, 한 여대생을 공영방송이 소개했다고 해서, 배상까지 해야 할까? 그 여대생의 견해와 KBS의 견해는 다를 수도 있다는 거. 그걸 꼭 알려줘야 아나?

우리는 반항적 혹은 유아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모든 사람들을 거슬리는 입장을 취하거나,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발언,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장을 해도 보호를 받는다는 원칙을 세워나갈 필요가 있다. 그래야, 모든 주장과 표현이 보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쓰레기 같은 사람의 표현의 자유도 보장될 수 있어야 비로소, 그 사회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사회라 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성숙하지 못한 그 여성의 발언은 그냥 쓰레기같은 얘기일 뿐이다.

무엇보다 “정신적인 고통”은 처벌이나 배상의 기준이 될 수 없다. “정신적인 고통”을 처벌이나 배상의 기준으로 삼기 시작하면, 세상에는 처벌하지 못할 표현, 배상받지 못할 표현이 없기 때문이다.

참 오해 말자. 그렇다고 해서, 그 여성의 취향이나, KBS의 태도가 권장할만한 일이라는 소리는 아니다. 그 여성의 행동? 조롱당해 마땅하다. KBS? 비판적으로 비평될 일이다.

그 발언이 만약 특정인을 겨냥하고 있었다면, “인신공격”이나 “명예훼손”의 혐의를 벗지 못하리라. 게다가, 그 여성은 자신의 좋지 않은 취향을 이상한 근거로 합리화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 근거가 논리적이지 않다는 건 온세상이 다 안다.

다만 매우 슬프게도 아직 성숙하지 못한 그 여성은 외모지상주의로 대변되는 이 사회의 해악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 뿐이고, KBS는 그것을 보여준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