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20일 일요일

성매매를 바라보는 시각


1.

어떤 사람들은 섹스를
가장 중요한 가치 중에 하나로 취급하지.

심지어, 자신의 목숨보다도
소중하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으니까,

섹스를
목숨보다 소중하다고
여기는 사람의 경우,

자신의 섹스가 무너졌을 때,
이를테면 강간을 당했을 때,

목숨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당연할지도 몰라.

그렇게 길러져온거야.
섹스가 목숨보다 소중하다고.

그건 이유야 어쨌든,
어떤 사람의 가치체계에 속한 문제라.
옳고 그름을 따지긴 어려워.

남성들의 순결이데올로기에서
출발했다는 걸 모른채,
그렇게 길들여진 것이
안타까운 건 사실이지만..

2.

그런데, 사실 섹스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가진 사람들도 많아.

그게 가족일 수도 있고, 꿈일 수도 있고,
돈일 수도 있고, 쾌락일 수도 있어.

그 사람들은 섹스가
별로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아니 별로 중요하지 않다기 보다는,
더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있기 때문에,
섹스를 어느 순간 희생시킬 수 있다는 거지.

쉽게 말해 섹스를 파는 거야.

가족을 위해, 꿈을 위해,
돈을 위해, 때로는 쾌락을 위해서..

3.

첫번째 사람도, 두번째 사람도
남에게 피해는 주지 않아.

그런데, 첫번째 사람이 두 번째 사람에게
뭐라고 나무라거나, 흉을 볼 수 있을까?

가치체계가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다수라는 이유로?

흉을 보면 안될 것 같은데,
흉을 보는게 현실이야.

그건 미풍양속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기도 하고,
법의 이름으로
포장되기도 하지.

그런데 과연 자신과
단지 가치체계가 다른 어떤 사람을 두고,

같은 하늘을 지고 살수 없다며 비분강개하며,
법의 이름으로 그걸 금지하는 건
정의로운 일일까?


4.

성매매를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의 영역으로 두자는 주장을

마치 장기매매를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의 영역으로 두자는 것과
동일시하는 사람이 있어.

"그렇다면 장기매매도 자유화하지 왜?"
이러면서 말야.

그러나, 난 성매매와 장기매매 사이에서
어떤 공통점도 보지 못해.

성매매가 비인간적이라면,
그건 몸을 이용하기 때문이 아니야.

모든 노동은 몸을 이용하잖아?

성매매가 비인간적이라면,
그건 가장 혹독한
"감정노동"에 속하기 때문이지.

좋지도 않은 사람한테
가장 좋아하는 사람한테 해야 하는
행동을 해야하는 것.

그런데, 그런 감정노동은
비단 성매매에 속한 문제만은 아니잖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는 모두 웃음을 팔면서,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 아닌가?

"성은 상품이 아니라 인격"이라지만,
사실 우리 모두 사회생활을 하면서,
인격을 팔고 있잖아?

그러는 주제에, 누가 누굴 뭐래?

5.

노예란,
인격적으로
모멸감을 느끼는 일을 하는 사람을
일컽는 말이 아냐,

예로부터 노예들은,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사람들이거든.

노예란, 권리는 없고,
의무만 있는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지.

그런 의미에서 "우린.. 노예였다"라고 말하는
조선일보 기사는 되씹어볼만해.

성매매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나갈 바는
여기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성매매의 문제는
성매매 자체에 있지 않고,
성매매종사자 수탈에 있다는 것.

성매매 종사자 수탈의 고리가
사실은 성매매 처벌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거.


성매매는 금지하지 않되,
성매매에 대한 알선,
장소임대 등은 엄격히 처벌하는
일부 선진국의 예를
참고해볼만할 것 같아.

대신 세금받고, 국가가
성매매종사자들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해주면 되지.

국가가 기둥서방이 되라는 얘기냐는
말도 나올 수 있고,
공창얘기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기는 하겠지만,

세금 받고, 폭력으로 보호해주는 일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국가의 당연한 직무 아냐?

그걸 두고, 기둥서방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성매매에 대한
편협한 시각에서 나오는 거 아닐까?

세금 내고 국가와 법에 의해
폭력으로부터 보호받는 식당을
국영 식당이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공창이라는 표현도 유효하지 않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