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선은 멋진 배우였다. 어떤 금기와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자기 주장을 펴나갈줄 아는 씩씩한 전사였다. 김어준의 말처럼, 그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력한 금기인 마약에 관한 사회인식에 최초로, 단신으로, 정면으로 이의를 제기한 사람이다, 적어도 나에게 오늘
아침까지는 그랬다.
나쁜 사회인식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자유주의 전사. 그런 그녀였기에, 타파하여야 할 나쁜 사회인식이 자신에게 유리할 때에는 자신의 필요에 따라, 이용하려고 하는 그녀의 모습이 더욱 당혹스럽다.
자유.. 그것은 어떤 이들에게는 불쾌함과 정신적 고통을 야기한다. 그러나, 그녀의 말처럼, 피해자가 없는 범죄에는 법과 사회의 똘레랑스가 필요한 법이다. 그럼, 그녀는 자신에게 불쾌함과 정신적 고통을 야기하는 남의 자유에 대해 얼마나 똘레랑스한가?
그녀가 그 “새끼”에게 분노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우 같은 처자와 토끼같은 자식이 있는 주제에 총각행세를 한 것 때문일까? 아니다. 똑똑히 보자. 그녀가 그 “새끼”에게 지금 분노하고 문제 삼는 것은 다신 정치하지 않겠다는 자신과의 “약조”를 어기고, 지난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해버린 것이다. 그것 때문에, 그 “새끼”가 유부남 주제에 총각행세를 한 것을 그저 말하지 않고선 억울해 견딜 수 없게 되었단다. 참으로 독특한 인과관계를 구성하는 뇌구조다.
유권자의 선택보다 자신과의 “약조”가 당연히 더 중요해야 하는데, 그걸 그 새끼가 자신의 자유를 위해, 감히 자신을 불쾌하게 하고 정신적으로 고통스럽게 했으니, 이 누나. 단단히 뿔나신게다.
이 쯤되면, 대마초에 대한 비범죄화의지에 대해서 조차 그 진정성이 의심된다. 과연, 김부선이 대마초를 하지 않았다면, 나쁜 사회인식에 맞서서 자유를 주장할 수 있었을까? 아니면, 대마초에 대한 나쁜 사회인식에 편승해서, 자신을 합리화하고, 적들을 공격하는데 이용했을까?
사랑스러운 사람에 대한 배신감으로 인해 정신 못차리는 거.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래니 이해 전혀 못할 일도 아니다. 다만, 부디, 부선이 누나가 제정신을 차리고, 대마초 비범죄화를 지지하는 동지들을 곤욕스럽게 하는 이런 이중적인 태도에서 자유로워지길 바랄 뿐이다.
부선이 누나. 난 누나가 자신의 행동을 깨달았을 때, 누나가 좀 덜 아팠으면 좋겠어요. 누나가 좀 덜 힘들었으면 좋겠어요. 이건 진심이에요. 누나 사랑해요. ㅜㅜ 빨리 제 정신으로 돌아오세요. 김어준씨가 누나 놀리고 있는거 열 받지도 않아요? 누나 바보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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