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전기주임님이
초인종을 누르더니 묻는다.
"이사님. 혹시 난방 안 쓰십니까?"
"아뇨. 난방 사용하고 있습니다."
"난방 계량기가 돌아가지 않고 있어서 말이죠. "
"네.. 계량기가 고장난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머 지난달에도
난방비가 평균값 부과된 것 같더군요. "
"네. 그런데요, 이사님처럼 혼자 사시고,
또, 낮에는 집을 비워두시는 댁에서
그런식으로 난방비를 내시면, 손해를 보시게 됩니다. "
난방 계량기가 고장났다.
고쳐야지 고쳐야지 하다가
시간이 꽤 오래 지나가버렸다.
건전지만 갈면 된다는 설도 있고..
계량기를 통째로 갈아야 한다는 설도 있고..
설이 분분하여 머뭇거리다가
이 지경이 되어 버렸다.
건전지를 새 걸로 갈아끼워보면
확인할 수 있을게다.
설상가상으로
그 계량기에 들어가는 건전지라는게
흔한 규격이 아니다.
어느날 거기에 맞는 건전지를
찾아헤매다가 흐지부지.
하여간 게으름의 핑계는 차고 넘친다.
이처럼 난방계량기가
돌아가지 않는 것을 확인하면,
관리사무소는
돌아가지 않는 난방계량기의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난방을 아예 사용을 하지 않은 건지,
아니면 장시간 집을 비운 건지.
그도 아니면 난방계량기가 고장난 건지.
난방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면
난방계량기가 정상인 거다.
난방비를 부과하지 않으면 된다.
난방계량기가 고장난 거라면,
세대에 계량기 고장 사실을 알려주고
교체하도록 안내한다.
그리고 각 세대에 부과되는 난방비의
평균치를 부과한다. 관례다.
떄로는 괜한 오해가 벌어지기도 한다.
집을 비워놓고 해외에 나갔다 온 어느 세대에서
평균치가 부과된 난방비 내역을 놓고
항의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관리사무소가 계량기 고장으로 오해한 탓이다.
이걸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난방을 펑펑 틀면서도
평균치의 난방비만 내기 위해서
일부러 난방계량기를
고장내기도 하는 모양이다.
어떤 아파트의 입주민 공고판에는
그런 세대를 적발하면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대의 명의의 엄포가 써붙어있기도 하다.
배우 김부선이 사는 아파트가 말썽인가보다.
그냥 계량기를 고장내거나
방치하는 선을 넘어서서..
아예 그 지역 입대의나 부녀회 관계자들에게
난방비가 0원 부과되었댄다. 무려 17년동안 .
동대표들과 관리사무소가 결탁하지 않는한,
일어나기 어려운 사건이다.
난방을 이용하는걸 뻔히 알면서도..
계량기 고장을 고장으로 보지 않고,
난방 미사용처리를 해준 거다.
그러면 그만큼 덜내는 난방비는
고스라니 다른 세대들의 부담이 된다.
의협심 강하고 성격 화끈하신
우리 부선이 누나.
이런 불의를 못참고 문제 삼은 끝에
진상을 밝혀내신 것까지는 좋았다.
핸드폰을 던지고 대책회의를 방해하는
사람들을 폭행하신 모양이다.
에효.. 이 누나는 언제나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는 성질머리가 문제다.
2년씩이나 뛰어다녀서
최근 시정명령도 받아내셨댄다.
아마도 동대표들 탄핵이나
손해배상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회의 중이셨던 모양인지?
이 얼마나 흐믓하고 아름다운 일인가?
여기에 난입해서 깽판 놓으려는 사람이 있다면,
경찰을 불러서 폭행과 업무방해를 따질 일이지..
그런 포악한 무리들을
사적으로 응징하려 하셨다니.
과연 부선이 누나다.
부선이 누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오해한다.
상대방이 폭행을 먼저 했다면,
후발폭행은 선행폭행에 대한 정당방위라고.
정당방위?
부선이누나 주장처럼
먼저 맞았다고 무조건 성립하는게 아니다.
싸움의 수준을 넘어서
상대방이 자신을 폭행하고 있다 치자.
주변에 도움을 청할 수 없는 상황일 때,
본인의 신체를 지키기 위하여
최소한의 수준으로 대항하는 경우에
예외적으로 성립하는게 정당방위다.
물론 상대방이 먼저 도발했다는 점?
그것은 부선이누나 범행의
참작할만한 동기는 될 수 있을 거다.
이 누나. 사건의 본질이 폭행이 아니고
난방비 비리라고 주장하고 싶으신 모양인데.
미안하지만, 난방비 비리는 난방비 비리고
폭행은 폭행이다.
난방비 비리를 해결하시는 와중에
폭행을 당한 것을 참지 못하고..
폭행을 가하셨다는 것.
<= 이것이 상대방의 주장은 들어보지도 않은채
부선이누나의 주장만 들어보고
내가 파악한 사건 내용되겠다.
내가 이 얘기를 장황하게 쓰는 이유?
부선이 누나가
자신의 폭행혐의를
부인하고 계신것 같아서다.
매우 슬프게도
부선이 누나가
기소유예를 면하지 못하고 기소가 된다면,
부선이 누나는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하시겠지.
그리고 법원이
그 무죄주장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부선이 누나는 억울하실 거고.
억울함은 또 부선이 누나를 병들게 할 거다.
안봐도 비디오다.
부선이 누나!
제 말씀 똑똑히 잘 들어요!
난방비 비리는요 법원에서
누나의 범행을 정당화시켜주지 못해요!
그러니까 인정하기 싫어도 혐의 인정하시고.
변론은 이런 식으로 하셔야 되요.
"상대방을 폭행한 점에 대해서
제가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먼저 저를 폭행하고,
폭력을 유발한 점.
17년간 자행되어온 고질적인 아파트 비리를
밝혀내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
등을 참작하셔서
선처해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당연히 상대방에 대해서도
따로 고소하셔야 한다.
그냥 경찰에서 진술하는게 아니라, "고소" ..
주민들로부터 탄원서까지 받아서 제출하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이런 쌍방 폭행 사건의 경우
검사가 쌍방에게 합의를 종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합의 종용에
응하지 않고 버티는 사람만 기소하는
이상한 검사도 있다는 것
이런 검사는
최악의 경우를 만들수도 있다.
정확히 현실을 인식하셔서
대처해야 해야 하는 이유다.
많은 부분 주민들의 무관심에 기인하는
아파트 비리의 특성을 보자.
김부선의 행동은
누가 보더라도 가치있는 일이다.
그러나, 작금의 아파트현실에서
김부선 식의 투쟁을 난 권장할 수 없다.
아파트비리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권장하는
제일 현실적인 방법은
동대표에 출마해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참여하라는 것이다.
소수면 소수인대로
감시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다수면 다수인대로
아파트비리를 개혁할 수 있다.
만약 새 입주자대표회장이 된다면
전임 입주자대표회장의 비리를 파헤쳐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고,
고소하기도 더 좋다.
소송수행을 관리소장에게 맡길 수도 있고.
필요하다면 변호사비용을
아파트비용에서 지출하게 할 수도 있다.
입주자대표회장을 견제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존재는.
아직 뽑히지 않은 후임 입주자대표회장라는 것.
이것은 동대표를 하는 입장에서
내가 절실하게 깨달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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