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는 최근 중앙지법에 경기 안산 A대학 김모 교수를 상대로 '민원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는군요. "2004년 8월부터 서울지하철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인 '고객의 소리'에 499차례민원을 제기했다는 이유인데요. 서울메트로가 어지간이 골치를 썩긴 썩은 모양입니다.
그런데, 제 눈에 엽기적인 건, 개성이 강한 교수님이라기 보다는 서울메트로의 대응입니다. 서울메트로 노조는 교수님의 학교까지 쫓아가 창피를 주었댑니다.
과도한 민원으로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니, 더 이상 글을 올리지 말아달라면서 말이죠. 심지어 학장실에 들어가 사과를 요구하고 1인시위까지 했다고 하는 군요. 결국 어떤 글도 올리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받아냈다는군요.
공 적인 영역이 아니라, 한 사람의 몽니에 맞서기 위해, 시위를 벌이는 일은, 표현의 자유에 영역에 속하는 일이 아니죠. 해괴하기 이를데 없는 폭력입니다. 더구나, 잘했건 못했건 직장까지 따라가 창피를 주는 행동은 명예훼손과 업무방해의 구성요건에도 해당되고요.
적 어도, 이 개성 강한 교수님의 비판이 우리 사회의 공적인 영역을 향해있고, 역무원들의 사적인 영역에까지 해당되지는 않다는 점, 게다가 이 교수님은 서울메트로에 대한 칭찬에도 인색하지 않았다는 점에 비추어볼 때, 서울메트로의 행동을 납득하기란 쉽지 않군요.
비판적인 공적 민원을 저지하기 위해서 개인의 개성을 공격하게 되는 일이 벌어지는 일이 만연될까봐 걱정스럽기 까지 합니다.
물론 교수님의 행동? 직업에 어울릴만큼 성숙해보이거나 덕이 있어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덕이 넘치는 사람만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한 사람의 몽니는 똘레랑스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서울메트로와 같이 공적인 영역은 똘레랑스의 대상이 아닙니다. 개성이 강한 교수님의 몽니와 달리, 메트로의 땡깡을 곱게만은 바라볼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몽니를 부리는 교수님의 개성과 미성숙보다 탓해야 할 더 크고도 중요한 대상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교수님의 개성은 작은 문제지만, 서울메트로의 문제는 큰 문제죠.
사소하고 작은 오류에 눈이 멀어 큰 오류를 외면하는 것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가장 큰 오류중에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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