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24일 금요일

경비아저씨들. 결국 짤라야 하나.. 입주자대표의 고민.


내가 사는 아파트의
장기수선충당금 사정이 별로 좋지 않다.
1개동당 1억3천만원 가량 비축되어 있는데..
이 금액이 현실에 비해 턱도 없다.

내년엔 외벽의 트랙을 보수하고,
외벽과 복도 페인트칠도 새로 해야 하는데,
여기에 드는 돈이
한 동당 3500만원 (추정)

엘리베이터도 20년 정도 지나서
내구연한이 지난지 오래고,
안전문제와 보수비용을 감안하자면 교체해야 마땅한데,
이를 모두 교체하는데 드는 비용만 대당 4000만원선
한 동에 두대씩이니, 한동당 8000만원 (추정)

지금 보유한 장기수선충당금으로는
장기수선계획은 커녕..
당장 시급한 보수도 해결하지 못할 지경..

아파트 주민들 부담을 고려해서
각 세대로 부터 매달 걷는 장충금을
오랜 기간 8000원선에서 묶어놨던 게 화근이다.

올해 겨우 12,000원으로 올렸는데,
내년엔 20000원, 후년엔 30000원으로 올려야 할 판이고,
시급히 지출해야 하는 금액을 감안하자면,
이렇게 짜놓은 인상시기도 앞당겨야 할 판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입주자 부담을
어떻게 최소화하여야
할 것인지 하는 점.

결국
일반관리비와 경비비를 줄이는 것이
장충금인상으로 늘어난 입주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길인데..

가슴 아픈 일은 그 과정에서
경비아저씨들이 희생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점이다.

박봉에 시달려온
우리 아파트
경비아저씨들.

내년부터는
최저임금적용유예가 끝나서
경비아저씨들에게도
최저임금이 적용된단다.

올해까지는 여느 아파트처럼
휴게시간을 제멋대로 부여하는 꼼수를 부려서..
월급을 억지로 맞춰왔던 것 같은데..

내년에 내가 재선하게 된다면,
내 손으로 그런 불합리를
그렇게 놔둘 수는 없는 일이다.

당연히 경비비의 부담이
훨씬 늘어날수 밖에 없는데..
아! 결국 방법은
구조조정 뿐인가?

아파트의 사정과
주민들의 부담을 생각하자니
구조조정밖에 답이 없고..
경비아저씨들 생각하자니..
죄송하고 가슴이 아프다.

솔직히 이 분들께
범죄예방의 기능은
사실상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아저씨들 탓이 아니라,
우리 아파트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생긴 문제인데,
이 아저씨들의 주업무는
택배수령과 재활용품 분리작업.

만약 이 분들을 내쫓자면,
경비아저씨가 매주 담당해오던
재활용분리수거작업을
각 세대가 돌아가며 직접 해야한다.
2년에 한번꼴로 차례가 돌아온다.

무인택배수거함을 만들거나.
택배수령시스템도 다시 짜야 한다.



지금까지는
장기집권하던 기존 동대표들을 견제하느라,
이런 것을 신경쓸 틈도 없었다.

만약 내가 내년에 재선되어
한번더 봉사할 기회가 주어지고
새로운 입대의가 구성되면..
이 문제와 관련한
공청회부터 해야 할 듯하다.

과연 주민들의
선택은 무엇일까?

인상된 장충금을 포함하여
지금보다 세대당 2만원이 넘는
관리비 인상분을 감당할 것인가?

아니면, 경비아저씨가
안계시게 됨으로써
겪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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