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17일 목요일
인권은 이성의 산물일까? 감성의 산물일까?
인권은 이성의 산물일까? 감성의 산물일까?
그것가지고 한 인권단체 친구들하고
논쟁을 벌인 적이 있었는데..
나는 이 논쟁이
성악설, 성선설하고 비슷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인권이 이성의 산물이라고 여기는 것은
성악설에 가깝고.
인권이 감성의 산물이라고 여기는 것은
성선설에 가깝다는 거지..
그런데, 성선설을 채택하거나..
인간의 본래적 감정을 너무 신뢰하다보면..
빠질 수 있는 오류가 있어..
바로. 인간의 자격을 자기 마음대로 결정하려는 것이지..
그들은 인간은 원래 선하다고 믿기 때문에..
나쁜 마음을 가지거나 나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인간 같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는 거야.
게다가 생각보다 세상에 많아.
인간의 자격..
그것을 결정할 자격이
자기한테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런데 말이지..
사람이 자신이 사람이길 포기할 수 있다면..
누군가 타자가 다른사람의 행동을 들어
그 사람의 권리포기여부를 대신 결정하거나 간주할 수 있다면..
인류가 지금까지 구축해온 "인권"이라는 관념은
한 순간에 쓰레기가 되는 거야.
인권이라는 관념은
인간이 가지는 어떤 권리 중에는
양도하거나 처분하거나, 포기할 수 없는 것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확신에서 출발하기 때문이지.
그런데도
자신은 매우 특별해서
마치 인간의 자격을 결정할 자격이
자기한테만큼은 있다고 믿는 얘들이 있는데..
얘네들한테는 약도 없어.
"저 놈은 인간이길 포기한 놈이야"
비장하게 이렇게 말하면
멋있어보인다고 생각하는 걸까?
스스로 포기하지도 않았는데,
타자의 행동을 두고 옆 사람이 분노에 가득차서,
"스스로 인간임을 포기했네" 라고 하는 것은
자신의 권한 하에 있지 않는 것을
자의적으로 재단하려는 유아적인 발상이거나
자신만이 옳다는 병리적인 상태에서 비롯된 거거든.
한마디로 제일 빙신같은 거지..
물론 인간들이 하는 행동 중에서는,
인간이라면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라고
기대되는 것들이 틀림없이 있어!!
그러나, 곰곰히 톺아보자면,
원래 인간이 아닌 동물들은 그런 흉폭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세상에서 가장 흉폭한 행동을 할 수 있는 동물은 다름 아닌 인간이라고..
따라서 가장 분노를 불어일으키는 것도 사실은 인간이고..
어찌보면 흉폭한게 가장 인간스러운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
중요한 것은
나약하고 불완전하며 결점이 많은
인간의 본성과 감정을 깨닫고..
이성의 힘으로 그것을 이겨보려고 애쓰는 것..
그게 인권의 본질이 아닐까?
잊지 말자고.
세계인권선언은
인류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갖는 고유한 존엄과
평등하고도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이성의 힘으로) 승인하지 않을 때,
인류의 양심을 짓밟는 만행이 초래되었다는 자각에서 출발했다는 것.
인권..
대개는 인간이 주체가 되는 권리라고 받아들여지는게 보통이지만.
사실은 인간에게 부여되는 의무라고 생각하는게
더 필요할 때가 있어..
누구도 산에 갔다가 아생동물에게 물어뜯겨 죽는것을 인권침해라고 하지 않지.
빌딩만한 쓰나미가 몰려와 많은 사람들이 죽는것을 인권침해라고 하지 않아.
인권침해라는 표현은 사람이 사람한테 한 짓에만 유효하다고.
그렇다면 인권은 단지 누군가의 권리가 아니라,
어떤 사람들이 사람이기 때문에 가지는 의무라는 거..
인간 대우해주기 싫은 사람 앞이라고 해서
만약 우리가 그 의무를 지키지 않는다면
바로 그 인간대우해주기 싫은 바로 그 사람하고
달라질 게 하나도 없다고.
흉악범이 처벌받는 이유는,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였기 때문인데..
이것은 자신의 인무,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의무를 져버렸다는 말이기도 해..
그런데도 흉악범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은,
흉악범을 존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인무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고..
그건 흉악범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우리에 대한 문제가 되는 거지..
He who fights with monsters might take care lest he thereby become a monster.
And if you gaze for long into an abyss, the abyss gazes also into you.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괴물의 심연을 오래동안 들여다 본다면,
그 심연 또한 우리를 들여다 보게될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선악의 저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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